상처 깊이·범위·이물질 정도 따라 적극 치료 필요
재생 더딜 땐 EGF·산소챔버 등으로 촉진 돕기도
흉터 자리잡으면 치료해도 회복 느려 빠른 처치를
올바른 상처 관리와 흉터 치료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상처가 난 후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흉터 치료= 긁히거나 찢어져서 상처가 나면 처음엔 지혈과 응고의 단계가 일어난다. 피가 나다가 피가 저절로 멎게 되면서 끈적끈적한 딱지가 생기는 과정이 그 첫 번째 과정이다. 상처가 나고 2~3일 정도는 상처 부위에 세균과 이물질들을 청소하기 위해 염증 단계가 지나고 섬유아세포라고 하는 피부를 재생시키는 세포가 상처 부위로 이동하고 새로운 혈관과 콜라겐을 만들면서 새로운 피부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증식단계가 2주 정도 지속된다. 그 후 1~2년간 상처를 더 성숙시키면서 피부를 원래대로 완성하는 리모델링 단계가 지속된다. 이 상처 치료 과정에서 각각의 단계에 올바른 처치를 할 수 있다면 흉터화 반응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다.
상처가 난 직후 상처의 깊이나 범위, 이물질의 정도에 따라 적극적인 초기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 봉합이 필요하지 않아 보여도 진피층 이하까지 상처가 있을 수 있고 거꾸로 일반인 눈으로 봤을 때 봉합이 필요해 보이지만 봉합의 이득이 없어서 봉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봉합이 필요한 상처에 적절한 봉합을 하지 않으면 흉터화 반응이 더 크게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아스팔트에 긁힌 상처나 흙이 묻은 상처라면 이물질을 확실하게 제거해줘야 하므로 반드시 초기엔 병원에 내원해 상처를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초기 염증기엔 합병증 없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게 해야 추후 상처치유 과정을 단축하고 흉터화 반응을 늦출 수 있다.
요새는 여러 지식이 많이 전파돼 빨간약이라고 불리는 베타딘 성분을 무분별하게 쓰지는 않는 추세이지만, 베타딘 성분을 초기 염증기에 과량 쓰게 되면 재생을 일으키는 세포 성분까지 파괴해 재생을 더디게 할 뿐 아니라 얼굴의 경우 착색의 위험도 있으므로 세포독성이 덜한 성분의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드레싱= 초기 처치가 끝나면 이제 상피화가 잘되게 하도록 적절한 드레싱 재료를 골라야 한다. 드레싱의 핵심은 ‘상처가 마르지 않게! 그렇지만 너무 축축하진 않게’ 이다.
일반적으로 진물이라 표현하는 삼출물이 너무 과하면 상처를 무르게 해 재생이 더뎌지고 거꾸로 너무 말라버려서 딱지가 생기면 재생이 일어나는 상처의 베이스의 기능장애가 생겨서 회복도 더뎌지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초기에 삼출물이 많을 땐 메디폼 등의 폼드레싱을 해 적절히 삼출물을 흡수시켜주면 좋고 2~3일 뒤에 삼출물이 많이 묻어나지 않는 시기가 되면 듀오덤 등의 하이드로콜로이드 성분의 습윤밴드를 붙여 상처가 마르지 않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처에 따라 다르지만 재생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EGF(Epidermal Growth Factor·상피세포 성장인자) 성분을 직접 바르는 적극적인 치료를 하기도 하고, 830nm를 사용해 재생을 촉진하는 힐라이트를 적용한다. 혈류가 감소해 상처 재생이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엔 성형수술 후 재생을 돕는다든지 당뇨발 등의 치료에도 쓰는 산소챔버를 이용해 100% 산소를 공급하여 재생과 치유를 촉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짧으면 10일, 길면 2~3주 이상의 시간을 거치면 상처의 표피가 재생되는 상피화 과정을 마치게 된다.
◇적극 처치= 상피화 반응이 끝나고 난 상처의 모습은 붉고, 연약한 상태이다. 이때부턴 적극적인 처치를 통해 흉터화 반응을 막아주면 좋다.
기본적으로 흉터가 튀어 오르는 비후성 흉터를 막기 위해 실리콘겔이나 실리콘시트를 길게는 1년간 적용하면 흉터를 예방할 수 있다. 흉터 성숙이 시작되는 이 단계에서 레이저 흉터 치료술을 빠르게 시행해주면 가장 좋다. 과도한 혈관의 형성과 그로 인한 흉터 형성의 시기이기 때문에, 532nm 파장을 사용하는 엑셀브이를 사용해 과도한 혈관을 억제하고 MLA, DOE를 사용해 콜라겐 신생을 일으키고 원래의 피부결로 회복하기 위한 피코레이저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주는 것이 좋다.
상처가 난 후 한 달 정도 시점에서 빠른 치료를 해 경과를 좋게 하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몇 달, 몇 년이 지나 자리 잡은 흉터를 치료하는 것과 초기 흉터를 치료하는 속도는 과장 없이 100배 정도 차이난다. 초기 흉터치료 과정은 이미 성숙한 흉터의 치료보다 통증과 다운타임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한 편이어서 상처 후 흉터가 걱정되는 어린아이들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도 잘 받는 편이다. 상처의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처치와 조기 치료만이 추후 흉터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흉터 없는 상처 관리 3단계
1.초기, 지혈과 응고 단계
피가 나다가 저절로 멎게 되면서 딱지가 생긴다.
베타딘(빨간약) 무분별 사용 주의
2.3주까지, 상피화 단계(재생 단계)
상처가 마르지 않게, 또 너무 축축하지 않게 관리.
삼출물 많을 땐 폼드레싱으로 흡수시켜주고
많이 묻어나지 않는 시기엔 습윤밴드를 붙여준다.
3.한 달 후, 적극적인 처치 단계
실리콘겔·실리콘시트·레이저 흉터치료 등으로
과도한 혈관 억제하고 콜라겐 신생 돕는다.
도움말= 서동욱 다니엘 웰니스 의원 원장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