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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경남신문 의료칼럼 - [기미의 원인과 치료·예방법] 벅벅 문지르는 세안 습관, 기미 만드는 주범 2020-10-19 6406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바야흐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돌아왔다. 작열하는 태양이 가시자 여름 한철 동안 까맣게 올라온 기미가 뚜렷이 보인다. 기미는 완전히 치료도 안 된다는데 그냥 두자니 화장으로도 안 가려져 속상하고 치료하자니 부작용과 재발 등이 두렵고 무섭다. 도대체 기미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나를 애태우게 하는 것일까? 기미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살펴보고 그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기미는 안타깝지만 그 원인과 치료가 뚜렷이 정립되지 않은 아주 모호하고 어려운 색소질환이다. 따라서 기미의 조직학적 소견을 살펴봄으로 우리가 궁금해하는 기미의 원인과 치료의 실마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기미의 발생 원인= 지금까지 밝혀진 기미원인은 자외선, 여성호르몬, 유전적 성향, 난소와 갑상선 질환, 화장품과 생활습관 등이다. 피부는 크게 표피, 진피, 피하지방층의 3층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표피는 다시 위에서부터 각질층, 과립층, 유극층, 기저층의 4층으로 나뉜다. 이 표피층의 두께는 A4 용지 한 장의 두께 정도이다. 이렇게 얇은 표피에서 특히, 각질층이 세포간 지질과 함께 피부장벽을 형성해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전기적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우리 표피에서 가장 중요한 세포는 바로 각질형성세포이다. 각질형성세포는 단단한 각질을 만들어서 가장 바깥층에서 각질과 세포간 지질로 구성된 피부 장벽을 만들어 몸을 보호한다. 자외선에 의한 자극이든, 물리적 자극이든 화학적 자극이든, 모든 자극이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자신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작용하게 되고 멜라닌세포에 명령해 멜라닌 색소를 합성, 분배하게 된다. 이런 메카니즘으로 색소침착이 생기는 것이다. 과자극에 의한 피부 장벽 손상과 만성 과자극성 색소침착이 바로 ‘기미’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각질세포를 자극하는 어떤 요인이든지 견딜 수 없는 역치 이상으로 자극이 오면 이것이 세포들 간의 반응을 유발해 기미와 색소침착 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직학적 소견과 피부 장벽 손상 등에 발생하는 염증 과정들을 다 종합해서 볼 때, 기미를 발생시키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부장벽을 공격하는 만성 자극들(자외선, 화장품속 성분들, 문지르는 습관, 피부손상) 둘째, 피부장벽 파괴 셋째, 표피, 진피의 염증 및 색소침착이다.

이 중에서 매일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과도한 화장품 사용과 문지르는 생활 습관이다. 매일 화장을 하고 지우는 행위가 최대의 피부 장벽 파괴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기미가 발생하는 연령은 화장을 하는 연령대와 일치한다. 설상가상으로, 기미를 없애거나 감추려고 여러 가지 화장품을 덧바르는 것이 오히려 기미를 진하게 만드는 것은 피부장벽이 더 심하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미 환자들에게서 기미 부위의 홍반, 가려움증, 따가움, 각질 발생 등의 ‘피부염’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피부장벽 파괴 때문이다. 기미가 생기기 위해서는 두 가진 조건이 꼭 갖춰진다. 첫째 피부장벽 파괴, 둘째 만성 과자극성 염증이다. 기미는 ‘너무 문지르는 것’에 의한 피부장벽 파괴와 과자극 자체가 본질이므로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요, 예방법이다.

◇기미 예방법=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하는 습관들이, 그리고 우리는 피부를 잘 가꾼다고 하는 습관들이 오히려 우리 피부를 공격하고 피부장벽을 망가뜨리고 있다. 따라서 기미의 치료는 이 모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1. 물을 1.5리터 이상 마시자.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제일 쉽고 안전한 방법은 온갖 기능이 추가된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 단순 수분크림을 잘 바르고 물을 잘 마시는 것이다. 피부에 수분만 잘 공급되어도 자외선을 잘 막아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피부의 속당김 현상은 체내 수분 부족이므로 아무리 수분크림을 덧발라도 당김으로 고생 중이라면 물을 잘 마시도록 하자. 이때 차나 커피가 아닌 생수를 마셔야 한다. 건조한 겨울이라면 가습기 사용은 필수이다. 우리 피부 장벽이 그 자체로 보습기능을 하기 위해선 주변 습도를 50~60%로 잘 맞춰줘야 한다.

2. 세수를 하거나 화장품을 바를 때 절대 세게 비비지 않는다.

3.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제품보다는 천연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제품으로 클렌징하자. 거품이 잘 난다고 좋은 제품이 아니다.

4. 각질 제거, 스크럽, 때 미는 것을 하지 않는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을 때도 비비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눌러서 물기를 제거한다.

5. 기초 화장품의 단계를 최소화한다. 대부분의 기능성 미백 화장품들은 특정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들어간 성분들이 오히려 피부에 큰 자극을 주게 된다. 예민하고 민감한 기미 피부라면, 알코올 성분이 없는 저자극 토너와 수분재생크림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6. 선크림을 매일 바른다. 광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스갯 소리로 피부과 의사들이 무인도에 갈 때 한 가지 화장품만 가지고 가라고 한다면 선크림을 고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선크림은 피부 노화 예방 및 피부장벽을 지키는 데에 필수적이다.

내 ‘기미’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우선 나의 생활습관부터 돌아보도록 하자.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더라도 이러한 생활습관의 교정이 병행될 때에 치료효과도 더 좋고 부작용과 기미의 재발, 악화가 더 낮다. 이미 피부가 너무 손상이 되어 이러한 습관 교정으로도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무턱대고 토닝 치료만 받을 것이 아니라 기미치료에 이해가 깊고 10년 이상의 기미 치료 경력이 있는 기미 색소 전문 클리닉을 찾을 것을 권장한다. 토닝 치료도 많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다니엘성형외과 피부과 김지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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