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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경남신문 의료칼럼 - 피부 흉터 치료 2020-02-16 8266

흉 지기 전에 흉 지우고 싶은데… 피부 흉터 치료

상처 크기·깊이·위치, 환자 연령·피부 특징 따라
레이저·수술 등 치료 방법·횟수 달라

  • 기사입력 : 2020-02-16 21:29:59
  • 범인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봄직한 것으로, 상처와 흉터 관계에서도 성립하는 말이다. ‘상처는 반드시 흉터를 남긴다.’ 상처 치료를 할 때 주된 관심사는 상처가 빨리 낫는 것을 먼저 생각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흉터가 얼마나 남을까라는 질문에 다다른다.

    가벼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지만, 피부 깊이 상처가 생긴 경우 본래의 깨끗했던 피부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상처의 깊이가 얇을수록, 상처의 회복기간이 짧을수록 착한 흉터를 형성하고, 나중 눈에 띄지 않는 흉터를 형성한다. 그래서 상처가 발생했을 때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터가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흉터는 상처의 크기, 깊이, 위치는 물론, 환자의 연령 및 유전적 요인, 색조를 비롯해 피부의 특성 등에 따라 다르게 형성하며, 외상 이외에도 외과적인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약물 치료 등으로 흉터가 넓어지고 크게 남는다. 이런 흉터는 미용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흉터로 인한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과 같은 사회적 활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흉터 치료의 경우 발생 원인이나 모양이 다양한 만큼 한 가지 시술법만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치료 전 환자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피부 흉터의 깊이, 종류, 피부의 온도, 환자별 흉터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또 레이저로 시작할지, 수술로 시작할지 결정을 한다. 수술로 진행될 경우 먼저 흉터 부위를 좁게 만들고 난 후, 남은 흉터에 대해 레이저 치료를 한다. 흉터 부위가 클 경우 수술을 2, 3차례 나눠서 진행한 후 레이저 치료를 하며, 수술 후 경과에 따라 맞춤 치료를 진행한다.

    ◇상처가 생기면 딱지가 앉는 것이 좋다?

    상처 부위를 공기에 노출 건조시켜 생긴 딱지는 오히려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 수도 있다. 상처가 얇을 경우에 관리하기가 쉽기 때문에 딱지를 일부러 앉히는 경우도 있지만, 상처가 깊을 경우에는 딱지를 앉히면 상처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건조시키기보다 밀폐해 촉촉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상처 재생이 촉진된다. 따라서 상처가 나면 바로 필름형 드레싱 제제로 밀봉해주는 것이 좋다. 비슷한 이유로 화상 후 물집이 생기는 경우(표재성 2도 화상) 물집을 제거하지 말고, 주사기를 통해 안에 있는 삼출물만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물집도 스스로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피부과에서도 점을 빼는 레이저를 하고 나서 흉터 방지를 위해 1주일 정도 인조 피부를 붙여 밀폐요법을 하고 있다.

    ◇흉터치료는 상처가 아물기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병원마다 치료방법이 다르고 레이저 치료를 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성형외과에 가면 수술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상담 받을 때마다 다양한 방법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과거에는 상처가 나면 충분히 회복하고 나서 적어도 3개월 정도 지나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애기를 많이 들었다. 흉터가 성숙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시간이 필요한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흉터 회복을 빨리해주기 위해 흉터 연고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조기에 적극적으로 흉터 치료를 했을 경우 최종 결과가 더 좋다는 논문이 많이 나왔고, 실제 치료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재생이 떨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표피세포의 분열속도와 재생속도가 떨어진다. 또한 태아나 어린아이에게서 풍부한 진피 내 히알루론산이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것도 피부재생능력을 떨어트리는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반드시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하며, 흡연이 이러한 현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처 자국이 아직 흉터가 되지 않을 때를 신선한 상처(Fresh scar)라고 표현하는데, 이 병변이 켈로이드로 변할지 일반 흉터가 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켈로이드나 비후성 반흔(튀어나온 흉터)이 체질적으로 생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움직임이 많은 사람(무용, 요가, 헬스트레이너 등의 직업, 엄마, 어린아이 등), 상처 부위에 항상 긴장이 높은 부위(관절)는 흉터가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흉터제거술을 받으면 흉터를 제거할 수 있다?

    흉터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수술만 하면 다치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흉터제거술을 하고 나면 기존의 흉터 자리에 새로운 상처가 발생하고, 이 상처가 제대로 낫게 해서 흉터를 줄여주고 눈에 덜 띄게 도와주는 것이지 원래대로 돌아가게 해주는 수술은 아니다. 기존의 흉터보다는 좋아지겠지만, 한계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흉터치료는 수술과 시술, 레이저 병합요법이 필요하고,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튀어나온 흉터 있으면 켈로이드성 피부?

    나의 피부는 켈로이드 피부라서 수술이나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 환자들이 있다. 여기서 감별해야 할 부분이 튀어나온 흉터가 비대흉터인지, 진짜로 켈로이드 흉터인지 구분해야 한다.

    비대흉터는 외관상으로 보기엔 켈로이드 흉터와 흡사해 보이나 엄연히 다른 흉터이다. 흉이 튀어나와 표면이 불규칙하고 단단하며, 붉고 가렵거나 따갑고 아픈 증세를 동반한다. 신체 부위에 따라 관절부위에 생긴 흉터나 피부 주름에 직각으로 놓여 있는 흉터는 비대흉터로 되기 쉽다. 비대흉터는 커진다 해도 절개나 상처 범위를 넘어 정상 피부를 침범하지 않으며, 상처가 생기고 난 후 시간이 지나면 초기보다 작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켈로이드는 외관상 비대흉터와 유사하나 흉터 표면과 경계가 불규칙하고 딱딱하며, 두껍고 상처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작아지기보다는 오히려 손상된 범위를 넘어 점점 자라서 정상 피부까지 확장하는 증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한 처음에는 분홍색 혹은 붉은색을 띠다가 시일이 지남에 따라 차츰 갈색을 띠며 따갑고 가렵다. 구분하기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드름이 낫는 부위에 튀어나온 흉터가 있는 이 흉터가 옆으로 점점 넓어지면서 커지면 켈로이드흉터일 경우가 높고, 그 자리에서만 튀어나오면 비대흉터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흉터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며, 진단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다니엘피부성형외과 김지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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